[정치 그날엔]北 전투기가 남쪽으로…“이건 실제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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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슈어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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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 “여기는 민방위 본부입니다. 지금 서울, 인천, 경기도 지역에 경계경보를 발령합니다. 국민 여러분 이것은 실제 상황입니다. ” 1983년 2월25일 오전 10시58분, 서울과 인천 등에 경계경보 사이렌이 울렸다. 한반도 긴장 상황이 고조되던 1980년대 민방위 훈련은 국민에게 일상이었다. ![]() TV와 라디오에서도 이건 훈련 상황이라는 걸 주지시킨다. 사이렌이 울린다는 의미를 전쟁의 경고음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983년 2월25일은 평소와 달랐다. ![]() 사이렌과 민방위 본부의 안내 음성까지는 동일했지만 ‘실제 상황’이라는 언급이 특별했다. 대공경보 사이렌의 원인은 북한 조선인민군 공군 조종사 이웅평 상위(대위)의 귀순이었다. 당시 국방부는 “서울시 일원에 대공경보 사이렌이 울렸던 것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시민에게 사전 경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웅평의 미그기는 국군의 공군기 유도를 받아 남한의 기지에 무사히 착륙했다. ![]() 북한 조종사가 전투기를 몰고 귀순한다는 것은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은 “북한의 미그기가 귀순한 것은 역시 북한은 사람 살 곳이 못 된다는 인식을 국제 사회에 심어주는 산 증거가 됐으며 통일문제 해결을 위해서 좋은 징조”라고 평가했다. 이웅평 사건은 40년이 지난 지금도 사람들의 뇌리에 뚜렷하게 각인돼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달 31일 서울 일원에 울려 퍼지던 국민 대피 경고 사이렌은 하나의 해프닝으로만 넘어가기 어려운 장면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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