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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병식 앞두고 '전쟁준비' 언급한 김정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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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 대규모 열병식을 앞두고 올 들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쟁준비'까지 언급하며 한미동맹에 철저히 맞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핵·미사일 전담조직으로 추정되는 '미싸일총국'이라 적힌 깃발이 처음으로 포착, 관계 당국이 조직의 실체 등을 분석하고 있다.


7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4차 확대회의가 전날 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
북한이 당 중앙군사위를 소집한 건 지난해 6월 21일부터 사흘간 열린 제8기 제3차 확대회의 개최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김 위원장이 공개 석상에 나타난 것도 지난해 12월 31일 600㎜ 방사포 증정식 연설 이후 37일 만이다.


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당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4차 확대회의를 지도했다"며 "조성된 정세에 대처하여 인민군대에 작전전투 훈련을 부단히 확대 강화하고 전쟁준비 태세를 보다 엄격히 완비하는 것에 대한 문제 등이 연구 토의되고 해당한 결정들이 채택됐다"고 설명했다.


37일 만에 나타나서 '전쟁준비' 언급한 김정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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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이 직접 중앙군사위를 주재하고 '전쟁준비 태세 완비'까지 강조하고 나선 건 한반도를 중심으로 강화되고 있는 한미·한미일 안보 협력에 철저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날 북한이 '농업문제'를 안건으로 이달 하순 전원회의 소집을 예고한 것과 연결하면, 올해 국정목표를 '국방력 강화'와 '민생경제' 등 투 트랙으로 가져가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원회의 결정사항을 관철하기 위한 후속조치이자, 일당백 구호 제시 60주년을 계기로 군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며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관련 동향을 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일당백 구호 제시' 기념일은 1963년 2월 6일 김일성 주석이 최전방 부대인 대덕산 초소를 찾아, 군인 하나가 백을 담당해야 한다면서 "인민군대의 구호는 일당백"이라 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한미의 확장억제력 강화, 한미일 훈련 빈도 증대, 미중 대치 국면과 러시아·우크라 전황 등에 맞춰 전쟁준비 태세를 어떻게 갖출지 논의한 게 핵심"이라며 "연초부터 이런 논의를 공개한 건 조직적인 체계와 의사결정을 통해 한미에 대응하는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했음을 알리는 동시에 준비태세에 맞춰 대응할 것이라는 사전경고의 성격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뒤 '미싸일총국' 깃발 포착…"실체 분석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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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에 공개된 중앙군사위 확대회의 사진에선 김 위원장 뒤쪽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미싸일총국'이라 적힌 깃발이 포착돼 주목된다.
지금까지 미사일총국이라는 조직은 북한 매체에서 보도되거나 언급된 적이 없고, 사진상으로 깃발이 등장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깃발을 보면 마크는 북한의 최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이 지구 위로 날아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지구 중앙에는 솟구치는 붉은 별이 있고, 미사일을 배경으로 우주와 원자가 형상화된 모습이다.
깃발 상당에는 창설 연도로 보이는 숫자의 일부인 '016'이 식별되는데, 이 조직이 2016년에 창설된 것으로 추정케 하는 지점이다.


창설 연도로 추정되는 2016년은 핵·미사일과 관련한 북한의 도발이 끊임없이 이어진 연도다.
1월 4차 핵실험을 감행한 데 이어 2월 장거리로켓 광명성호 발사, 4·8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1형 발사, 9월 5차 핵실험 등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2000년대 초 제2경제위원회 산하 미사일 담당 총국이 기원이고 2016년 리병철을 중심으로 한 로켓공업부로 확대·개편된 뒤 현재의 미사일총국으로 이름이 바뀐 것"이라며 "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물자를 조달하고 생산·관리까지 담당하는 조직으로, 군 산하에 있는 게 아니라 지도자 직속 당부서를 통해 지도·감독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우리 군 당국은 이미 해당 조직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설명을 내놨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사일총국을 인지하고 추적 중이었다"며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北 열병식 임박…"핵 방사포·스텔스 무인기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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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일(건군절)을 하루 앞두고 열병식이 임박한 정황들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핵 탑재가 가능한 초대형 방사포와 스텔스 무인기 등이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에 따르면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북한은 열병식에서 과거 자신들이 시험한 무기들을 선보여 왔는데, 지난해 600㎜ 방사포와 순항미사일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며 "이번 열병식에서 핵 탑재가 가능하다는 새 순항미사일과 600㎜ 초대형 방사포를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핵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스텔스 무인기가 등장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북한 사람들이 (스텔스 무인기) 기술을 구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이 무인기는 핵무기 운반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갖고 싶어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평양 김일성 광장에 집결한 주민들이 열병식 관련 숫자들을 만들어낸 모습도 포착됐다.
미국의소리(VOA)는 이날 민간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의 5일자 사진을 인용, 김일성 광장에 각각 초록색과 빨간색으로 커다란 '75'와 '2·8'이라는 숫자가 형상화됐다고 보도했다.
우주에서 식별될 정도로 선명하다는 건 그만큼 수많은 주민들이 동원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이 열병식을 개최하는 건 지난해 4월 25일 조선인민혁명군(항일빨치산) 창건 90돌 기념 열병식 이후 10개월 만이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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