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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유럽에 본격 세일즈 외교…中과 디커플링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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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슈어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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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스페인)=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유럽 무대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경제 세일즈 외교’에 나섰다.
중국의 성장 둔화로 대한민국의 제조 역량 등 기술력을 받아줄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가 유럽이라는 판단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지만, 이번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중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 수순이 시작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은 28일(현지시간) 윤 대통령과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의 회담이 끝난 뒤 브리핑에서 "지난 20년간 누려 왔던 중국을 통한 수출 호황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며 "중국의 대안으로 시장다변화가 필요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나토 일정의 경제적 의미에 대해 "새로운 수출주력 사업에 대한 정상급 세일즈 외교의 시작"이라고 평가한 최 수석은 "신산업 육성 발굴과 경제안보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중심의 외연 확장이 필요한데, 이 세 가지를 충족시키는 곳이 유럽"이라고 부연했다.


중국과의 거리두기는 이날 앨버니지 총리와의 만남에서도 엿보였다.
윤 대통령은 앨버니지 총리와 △가치 규범의 연대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중심성 등의 의제를 논의했는데, 새로운 대(對)중국 관계 설정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호주는 미국의 ‘중국 봉쇄’ 정책의 핵심 연대 국가로,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한국·일본·뉴질랜드와 함께 아시아·태평양 파트너국으로 초청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중국과의 관계를 한국과 호주가 어떻게 설정할지, 적대적인 관계를 지양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중국을 포함한 역내 주요국과 이익에 기반한 미래 지향적 협력 관계를 구축할지에 관해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남은 기간 예정된 나토 주요국과의 정상회담 역시 중국의 견제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행보가 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공급망 강화를 위해 네덜란드·영국과 반도체 부문을, 체코·폴란드와는 배터리 등을, 캐나다와는 핵심광물 부문을 논의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중국이 내수 부분을 확충하는 결과물로서 우리가 반사적으로 얻어왔던 혜택들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생존을 위해 유럽과의 협력을 좀 더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중국과의 거리두기 행보가 가속화되면서 우리나라의 대중 관계설정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 개최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한국에 대한 비판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글로벌타임스는 "윤석열 정부가 미국에 의존해 점차 외교적 독립성을 상실할 경우 중국과의 관계는 더 복잡해질 것"이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이번 나토 순방을 계기로 중국이 경제 보복을 단행할지라도 외교 원칙을 고수할 방침이다.
한덕수 총리는 전날 취임 한 달을 기념해 세종 공관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의 보복 가능성에 대해 "그럴 가능성이 없다"면서도 "세계가 존중하는 가치, 나아가야 하는 원칙을 추구하려는데 중국이 불만을 가지고 경제적으로 불리한 행동을 하겠다고 하면 옳은 행동이 아니라고 얘기해야 한다"며 "그것(불이익)을 회복시키기 위해 더 중요한 원칙을 깨부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과 교수는 대중 관계와 관련해 "나토 순방 이후 한국의 후속조치에 따라 압박이 시작될 것"이라며 "우리가 결정한 것에 대해 감내해야 할 성장통인 만큼 손실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당초 예정됐던 윤 대통령과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의 면담은 미뤄졌다.
핀란드 등의 나토 가입 문제로 일정이 차질을 빚은 것인데, 윤 대통령은 이날 면담 장소에서 30여분간 대기하다 발길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이후 부인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이날 스페인 국왕인 펠리페 6세가 주최한 환영 갈라 만찬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각국 정상과 단체사진 촬영을 하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도 짧게 악수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스페인 마드리드 방문 3일 차인 29일엔 한·미·일 3개국 정상회담과 나토 정상회의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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