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이상민 행정안전부(행안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에 홀로 참석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입장에서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권 의원은 그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찬성, 검찰국 신설 반대 등 국민의힘 당론과는 배치되는 주장을 펴왔다. 당내에서는 권 의원에 대한 징계가 거론되는 한편 '탈당하라'는 압박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권 의원은 필요하다면 당이 '제명하라'며 맞서고 있다.
권 의원은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이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에 국민의힘 소속 의원 중 유일하게 참석했다. 해당 안건 표결은 무기명으로 진행됐고, 재석 183명 중 찬성 182명, 무효 1명으로 가결됐다. 13일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권 의원은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이 장관 탄핵소추안이 본회의 안건으로 올라와도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입장이다.
당내에서는 권 의원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권 의원을 직접 겨냥해 "당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맹폭했다. 김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그분이 아직도 우리 당 당적을 갖고 있는 게 몰상식"이라며 "(권 의원은) 비례대표 아닌가. 비례대표는 그 당의 의사를 존중해서 당적을 갖고 있는 것이다. 당의 소신을 못 따르겠다? 생각이 다르다? 그러면 당을 떠나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당이) 제명해 주면 국회의원 배지를 계속 갖고 있는 것"이라며 "계속 배지 달고 싶으니까 제명해 달라는 건 가장 비양심적이고 몰상식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비례대표인 권 의원은 스스로 탈당을 하면 국회의원직을 상실하지만, 당으로부터 제명되면 무소속으로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권 의원은 그동안 당론과는 다른 목소리를 내 왔다. 민주당이 강력하게 추진한 검수완박법 찬성과 행안부 내 검찰국 신설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게 대표적이다. 권 의원은 지난 7월 경찰국 신설 문제가 불거졌을 때 이 장관 탄핵을 주장했다가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돼 '주의' 처분을 받기도 했다.
지난 대선 이후 권 의원과 국민의힘은 사실상 '불편한 동거'를 해왔다. 권 의원은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양당 합당으로 국민의힘에 합류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권 의원은 '기득권 정당'으로 회귀하기 싫다며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반대했고, 자신을 제명하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 내부에선 권 의원이 이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에 참여한 것을 두고도 징계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권 의원이 '깔끔하게 탈당하면 된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권 의원은 "당이 나를 제명하면 될 일"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YTN 나이트포커스에 출연해 "(해임건의안 표결에서) 찬성이 아니라 기권함으로써 본인의 의사를 표명할 수 있었다"며 "'탄핵소추안이 발의돼도 찬성할 거야'라는 식의 감정적 언사를 퍼붓는 것은 스스로 '나는 국민의힘 의원이 아니야'라고 선언한 것이다. 본인이 탈당해야 하고, 배지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절대로 정정당당한 모습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반면 함께 방송에 출연한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집단이기주의로 한 사람의 행동을 억누르고 짓밟는 건 옳지 않다"면서 "(권 의원이) 국민의힘 비례의원으로 당선된 게 아니고 합당한 것 뿐인데 굳이 제명은 안 하고 비난하면서 국회의원직을 가지고 탈당하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