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구채은 기자, 박준이 기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일 체포되면서 ‘대장동 특혜 의혹’의 화살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정면으로 겨누게 됐다. 유 전 본부장 비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화천대유→이재명’으로의 연결고리가 더욱 의심 받게 되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지금까지 ‘민간 시행사 내부의 문제’라며 책임 소재에서 아슬아슬하게 비껴나 있었다. 그러나 유 전 본부장의 비위가 확인되고 이 과정에서 이 지사가 어떤 방식으로든 연루된 흔적이 나온다면 상황이 급변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이슈는 ‘법조카르텔’에서 ‘토건게이트’를 지나 여권 대선 유력주자를 위협하는 폭발적 이슈로 확대될 수 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2010년부터 대장동 개발사업을 민관 합동 개발로 설계했다. 화천대유의 민간사업자 선정도 주도했다. 2009년 아파트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조합장이었던 유 전 본부장이 아파트 리모델링의 사업성을 높이는 주택법 개정을 주장하자 이 지사(당시 변호사)가 이를 적극 지원하기도 했다. 이 지사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사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야권은 두 사람의 인연을 강조하며 이 지사 쪽으로 칼날의 돌리고 있다. ‘화천대유→유동규→이재명’으로 흐른 자금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이 지사는 아니라고 잡아떼지만 언론보도에서 유 전 본부장은 이 지사 측근으로 소개된 바 있다"며 "대선 자금을 모으기 위해 검은 돈거래가 오간 것이라는 합리적 의문이 생긴다"고도 확대 해석했다. 전날 이 지사가 "산하 수천 명 직원 중 한 명이 일으킨 문제에 대해 왜 제게 문제를 제기하느냐"고 유 전 본부장과 거리두기를 시도한 것을 맞받아친 것이다.
판교대장동게이트 진상규명 TF에서 활동중인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화천대유의 실소유주가 사실상 유 전 본부장’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날 라디오에서 "법적 소유주는 김만배 씨인데 실질적인 수익은 유 전 본부장이 가져갔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유 전 본부장이 민간기업에 특혜를 제공하고, 민간기업이 얻은 수익은 다시 유 전 본부장으로 흘러들어갔다는 것이다. 이 지사 쪽 역시 유 전 본부장의 비위 사실이 드러날 경우 관리 감독이라는 ‘도의적 책임’은 피할 수 없다는 입장이며 캠프 내에서 당황한 기색도 감지되고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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