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올해 4분기 어닝쇼크(earning shock) 경계령이 떨어졌다. 올 1분기 이후 상장사의 실적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추세에다 4분기 자체가 계절적으로 비용 처리가 많은 시기여서 실적 확보에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떨어지는 낙엽을 피하고 옥석을 가리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유안타증권이 꼽은 200종목 기준 증시 전체 3분기 영업이익은 60조7000원으로 9월말 전망치(63조8000억원)에 못미쳤다. 전망치 달성률은 95.1%, 어닝서프라이즈 비율은 46.0%를 기록했다. 1~2분기에 비해 낮아진 수준이다.
덩치가 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들로 비교하면 이런 추세는 더욱 확연하게 드러난다. 200개 종목의 전망치 달성률은 1분기 110.2%에서 2분기 103.0%로 3분기 93.4%로 점차 어닝 시즌의 분위기가 차가워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의 연간 증가률도 45.9%로 집계됐다. 1분기 123.1%, 2분기 81.8%와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이런 추세로 볼 때 4분기에는 어닝쇼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기준 올 4분기 전망치는 54조원 정도다. 그런데 역대 4분기 기준 최대 이익은 2017년 4분기에 기록된 39조원에 그친다. 2017년 4분기 당시 전망치는 46조원, 달성률은 85% 수준이었다.
올 3분기 이후에는 내년 전망치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 내년 전망치는 9월말 이후 6주 동안 12조5000억원가량 깎였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코로나19의 기조 효과 등에 따라 전망치의 90.5% 수준의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지만 이는 이례적인 현상으로 꼽힌다. 당시에는 10% 정도가 ‘어닝쇼크’를 기록했음에도 분위기는 ‘어닝서프라이즈’의 느낌이 강하다고 판단했고, 이는 올 연초 증시 상승의 기폭제로 작용했다. 하지만 지금은 내년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이례적인 상황은 오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매년 4분기만 되면 일시적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예상치 못했던 충당금이나 성과급 지급 등에 따라 매년 4분기 실적은 전망치에 부합하지 못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4분기를 앞둔 시점이기 때문에 전망치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종목에 대한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며 "7개 분기 연속 전망치를 상회한 메리츠증권, 메리츠화재, 삼성엔지니어링 등은 6개 분기 연속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어닝쇼크를 기록한 종목은 담아 둘 이유가 없고 연속된 어닝쇼크를 기록한 종목이라면 더욱 사들일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며 "3개 분기 누적 적자를 기록 중인 14개 종목, 3개 분기 연속 어닝쇼크를 기록한 22개 종목 등은 담아 둘 이유가 없는 종목"이라고 판단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4분기는 실적이 기대치를 항상 하회했던 시기"라며 "최근 들어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는 소프트웨어 업종이나 건설·건축 업종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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