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값인수 여부' 공정위 전원회의에 출석 인수 진정성·절차 투명성 강조할 듯

[아시아경제 주상돈(세종)·황윤주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실트론 지분을 헐값에 인수했다는 혐의를 최종 판단하는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에 직접 출석한다. 대기업 총수가 전원회의에 직접 나서는 것은 이례적으로, 지분인수가 위법이 아니라는 주장에 힘을 싣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17일 공정위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다음 달 15일로 예정된 ‘SK의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 행위 사건’을 심의하는 공정위 전원회의에 직접 나온다.
전원회의는 공정위의 최고 의결기구로 1심 재판에 해당한다. 다만 법원 재판과 달리 당사자가 직접 출석할 필요는 없다. 대부분 대리인(변호사)이 출석해 변론한다. 최 회장이 직접 전원회의에 출석한다는 것은 ‘SK실트론 지분 인수’의 진정성을 강조하기 위한 의미로 볼 수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지분 취득 당사자로서 본인이 직접 취지나 배경 등을 전원회의 위원들에게 진정성있게 설명 드리겠다는 뜻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독립적 제3자인 우리은행 등 10개 금융사로 구성된 채권단이 주관한 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실트론 잔여 지분 인수가 이뤄진 만큼 절차뿐만 아니라 내용도 투명하고 공정했다는 점을 상세히 설명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SK실트론을 둘러싼 논란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SK실트론은 반도체 핵심소재인 실리콘 웨이퍼(기판)를 만드는 회사로 당초 LG그룹에 속해있다가 2017년 1월 SK㈜가 지분 51%를 인수하며 SK그룹 일원이 됐다. 같은 해 4월 나머지 지분 49% 가운데 19.6%를 추가로 확보, 특별결의 요건을 넘는 70.6% 지분을 확보했다. 사명변경 등을 위해 지분 70% 이상이 필요했기에 나머지 지분은 전략적으로 매입하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그룹 차원에서 반도체사업에 힘을 싣는 SK와 비주력사업을 정리하려는 LG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윈윈 거래’라는 평가도 있었다.
우리은행 등 채권단이 가진 실트론의 나머지 지분 29.4%는 최 회장이 사들였다. 당시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해외 자본의 지분인수에 따른 문제점 등을 고려해 최 회장이 결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그러나 SK가 실트론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지난 8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 격)를 발송했다. 심사보고서에는 최 회장과 SK가 공정거래법상 ‘회사기회유용 금지’를 위반했다며 이를 위반한 최 회장의 검찰 고발도 필요하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싸게 지분을 사들일 수 있는 기회를 최 회장에게 넘기는 식으로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본 것이다.
다음 달 전원회의에서는 최 회장의 실트론 지분 인수 과정을 둘러싼 공방이 예상된다. SK 측은 우리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이 주관한 공개경쟁 입찰을 통해 지분을 인수한 만큼 절차나 과정이 투명했다는 입장을 강조한다. 전원회의 후 심의결과는 내달 중 발표될 것으로 전해졌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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