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전원회의 개최 이전에 관계부처의 공식 의견서를 받는 절차를 만들기로 했다. ‘공정위 회의 운영 및 사건절차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행정예고 하기로 한 것이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사건 위주로 의견을 듣겠다는 건데, 최종 결론을 앞두고 있는 해운담합 사건을 겨냥한 측면이 다분하다.
해운담합사건은 지난 2018년 8월 첫 신고 이후 공정위 사무처가 조사에 착수하면서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공정위는 HMM 등 국·내외 23개 선사가 한·동남아 항로에 대한 운임을 담합한 것으로 보고 과징금(최대 8000억원)과 시정명령 등의 조치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하지만 선사들은 물론 해양수산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까지 ‘해운법에 해운사들의 공동행위를 허용하는 조항이 있다’며 공정위의 제재가 부당하다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사건 심의 과정에서 관계부처의 의견수렴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고 공정위 직권으로 관계 행정기관 등에 의견제출을 요청하는 근거를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전원회의라는 틀 안에서 사건을 처리하되 관계부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는 취지다.
일단 논의의 틀이 만들어진 점은 다행이다. 해수부 역시 공정위 규칙이 개정되면 전원회의 개최 이전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전원회의장에도 직접 출석해 제재의 부당성을 피력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전원회의 결과는 예단할 수 없지만 적어도 공식적인 심의 절차에 관계부처의 의견 수렴이 강화된 셈이다.
공정위와 해수부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만큼 결론에 따라 양 부처의 입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해운담합사건이 부처 간 갈등으로 비화된 점을 감안할 때 결론이 빠를수록 파장은 적어진다. 현재 상황을 볼 때 해운담합사건 논의와 최종 결정은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논의의 틀이 정해지는 만큼 최선의 결정이 도출되길 바란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