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시진핑 25일 전화통화, '한중관계 재정립 ' 배경은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오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미·중 대립관계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시 주석이 차기 지도자인 윤 당선인과의 관계 정립을 통해 한중관계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24일 오전 삼청동 인수위 브리핑에서 시 주석과의 통화 조율에 대해 “이번주 내로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통화 시점은 오는 25일 오후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시 주석과 전화통화가 될 경우 윤 당선인은 이달 10일 당선 이후 보름여 만에 미국, 일본, 중국 정상과 모두 통화를 하게 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는 당선 당일 가장 먼저 통화를 했다.
이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11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14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16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17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 주석(23일)과 통화한 바 있다.

2013년 3월 취임한 시 주석이 한국의 대통령 당선인과 통화하는 것은 처음이다.

김 대변인은 “상대 국가 지도자가 대통령이나 총리로 정식 취임한 이후에 통화 일정을 잡는게 관행이었는데 그 관행이 이번에 깨질 것 같다”고 전했다.

한국의 경우 5년 전 문재인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자 축전을 보내 축하한 데 이어 이튿날 통화를 했지만, 문 대통령은 당선인이 아닌 대통령 신분이었다.
문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라는 변수로 인해 정권교체기 없이 곧바로 취임했기에 이례적으로 조기에 통화가 이뤄진 것이었다.

이번 전화통화도 중국 측이 먼저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외교가에서는 윤 당선인이 한미동맹 강화를 강조해온 만큼 시 주석이 새 정부 출범 전에 한중관계 재정립 필요성을 느낀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올해 들어 10여 차례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대한 모라토리엄(유예) 파기를 위협하는 등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어 한중간 공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더구나 중국은 관영 매체 보도를 통해 윤 당선인의 사드 추가 배치와 쿼드 단계적 가입 공약 등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낸 바 있다.

다만, 외교가에서는 25일 전화통화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외교 관례상 중국 정상이 방한할 차례인 한중 대면 정상회담의 경우 시 주석이 코로나 국면에서 2년 이상 외국 방문을 하지 않고 있어 시기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