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그날엔]BBK 늪의 이불킥…전설의 ‘주어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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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슈어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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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 정치라는 전장 위에 몰입하다 보면 훗날 되돌리고 싶은 장면이 탄생한다. 정치인 나경원에는 이른바 ‘주어 없다’ 논란이 바로 그것이다. 2007년 12월 대선, 역대 가장 뜨거웠지만 가장 싱거웠던 승부의 절정에 이르던 바로 그날이다. 이명박(MB) 한나라당 후보가 실소유주임이 밝혀지면 여론의 흐름은 뒤바뀔 것이란 생각. 결국 착각이라는 게 밝혀졌지만, 대선을 앞두고는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 ![]() 한나라당 쪽에서는 BBK 방어에 온 힘을 기울였다. 2007년 12월16일 “BBK 투자자문회사를 금년(2000년) 1월 설립했다”는 MB 동영상이 공개됐다. 2000년 광운대 특강 동영상을 통해 MB가 직접 BBK 실소유주임을 시사하는 내용이 공개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12월19일 대선을 불과 3일 앞둔 시점이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승기를 잡았다면서 화색이 면면했다. 주인공은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이었던 정치인 나경원.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12월17일 현안 브리핑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 “ ‘BBK를 설립하였다’고만 언급되어 있지 ‘내가’ 설립하였다고 되어 있지 않다. 이것은 BBK 회사와도 사업상 같이 하기로 하였다는 뜻에 불과한 것이다. 이것을 ‘내가 설립했다’라고 광고하는 것은 명백히 허위의 사실이다. ” 여의도 정가에서 지금도 전설처럼 전해 내려오는 이른바 ‘주어 없다’ 논란의 바로 그 내용이다. 그런 해명은 변명에 가깝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한나라당 지지층 입장에서는 선택의 명분이 필요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착각은 대선을 앞두고 어떤 특정한 사안의 진실이 드러나면 대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었다. 대선이라는 중요한 투표행위를 함에 있어 여러 판단 요소 중 하나에 불과했다. 또 하나 대통합민주신당의 오판은 대선 시기 상대 정당의 ‘대형 악재’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했다는 점이다. 설사 BBK 논쟁이 MB에게 불리하게 결론이 나더라도 그게 온전히 대통합민주신당에 유리한 쪽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국회는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 BBK 의혹과 관련한 특검법안을 대선을 불과 이틀 앞둔 2007년 12월17일 통과시켰다. 하지만 그것 역시 오판이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500만표가 넘는 격차로 완패했다. 전설의 “주어 없다” 논란만큼이나 이불 킥이 필요한 장면은 BBK 사건 하나로 대선을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대통합민주신당의 오판 아닐까.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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