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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남 군사작전' 일지까지 공개한 北, 무얼 노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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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 북한이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대응해 압도적인 대남 군사작전을 펼쳤다고 주장했다.
작전일별 타격 대상까지 상세히 공개했는데, 이는 군사적 도발의 명분을 쌓고 한미 양국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북한이 부풀려진 선전 가운데 '울산 앞바다에 순항미사일로 타격을 가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합동참모본부는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추가 도발의 우려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북한이 핵실험 시기를 저울질하기 위한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7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군 총참모부는 "공화국 무력의 군사적 능력에 대한 뚜렷한 자신감을 시위하고 우리 장병들의 단호한 보복 의지에 필승의 신심을 더해주기 위하여 11월 2일부터 5일까지 대응 군사작전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일자별 작전 내용을 공개하며 남측의 서해상 공군기지를 타격하거나, 작전지휘체계를 마비시키기 위한 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작전 1일차(2일)에는 "평안북도 지역 미사일 부대들로 적들의 공군기지 타격을 모의해 서해갑문 앞 무인도를 목표로 (중략) 전술탄도미사일 4발을 발사했다"며 "오전과 오후에는 동·서해안 연선의 공군 반항공미사일병부대들로 (중략) 23발의 지상대공중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설명하는 식이다.


당시 북한은 분단 이래 처음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군은 공군 F-15K와 KF-16을 출격시켜 공대지미사일 3발을 NLL 이북 공해상으로 사격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적들이 남조선 '영해' 가까이에 우리 미사일이 낙탄됐다고 주장하며 우리측 공해상에 대응 사격하는 망동을 부렸다"며 "함경북도 지역에서 590.5㎞ 사거리로 남조선 지역 울산시 앞 80㎞ 부근 수역 공해상에 2발의 전략순항미사일로 보복타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울산시 공해로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주장에 대해 합참 관계자는 "한미 감시정찰 자산의 탐지 및 분석 결과 북한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북한의 보도가 전부 사실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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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작전 2일차(3일)에는 "적의 작전지휘체계를 마비시키는 특수기능전투부의 동작믿음성 검증을 위한 중요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하도록 하였다"고 강변했다.
이는 실패로 분류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뜻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직접적으로 ICBM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패를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방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밖에도 북한은 작전 3일차(4일)에 각종 전투기 500대를 띄웠다고 하는 등 다소 과장된 내용으로 자신들의 대응을 선전했다.
해당 날짜에 우리 군이 파악한 군용기 항적은 180여 개에 불과하며, 전투기 1대가 이·착륙을 반복하면 여러 개의 항적을 남길 수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공개한 사진과 주장은 사실보다 부풀려진 것으로 추정되며, 한미 양국을 향해 자신들의 무력을 과시하고 위협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북한은 이 같은 내용을 노동신문에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내부적인 선전선동을 병행했다.
그간 군사적 도발 내용을 외부적으로만 공개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주목된다.
이는 외부의 위협에 잘 대응하는 것처럼 포장해 내부적인 결속을 다지고 군 기강을 다지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우리 군은 이날부터 10일까지 나흘간 '22 태극연습'에 돌입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상정한 방어적 성격의 지휘소연습으로, 벙력과 장비 기동 없이 컴퓨터 시뮬레이션(CPX) 등 '워게임'으로 진행된다.


이어지는 훈련을 빌미삼은 추가 도발이 우려되는 가운데 북한은 ICBM 재발사나 7차 핵실험 시기를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선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이 모두 끝난 상황에서 이 같은 일지를 공개한 건 향후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가 없는 한 군사적 대응조치도 없을 것이라는 간접 메시지라는 시각도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과장되고 부풀려진 북한의 발표는 내부적으로 자신들의 대응을 포장하고 외부에는 한미에 밀리지 않는 전력을 갖췄다고 과시한 것"이라며 "이미 국제사회에서 자주 언급된 만큼 미국 중간선거를 노린 핵실험은 피할 가능성이 커졌지만, 지속적인 도발과 핵실험은 언제든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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