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와 USGA “아마추어도 비거리 제한”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비거리 제한을 아마추어에게도 적용할 방침이다.

미국 전문매체 골프다이제스트는 3일(현지시간) "R&A와 USGA가 애초 알려진 것과 달리 엘리트 골프 선수뿐 아니라 일반 아마추어 골퍼한테도 비거리 관련 개정안을 적용하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우선 2028년부터 엘리트 골프 선수한테 적용한 뒤 2030년부터 아마추어 골퍼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세계 골프 규칙과 골프 장비 성능 등을 관장하는 R&A와 USGA는 골프공 반발력을 일정 수준 이하로 제한하는 규칙 개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속 125마일(약 201.2㎞)의 스윙 스피드로 때렸을 때 비거리가 317야드 이상 날아가지 않도록 골프공의 성능을 제한하는 게 골자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정상급 선수들의 드라이버 샷 거리는 약 15야드가량 줄어든다.
아마추어 골퍼는 약 5%의 비거리 손실을 보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R&A와 USGA는 비거리 때문에 골프의 본질이 훼손되고, 골프 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비거리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골프장 전장은 계속 길어지는 추세다.
이제는 프로 대회 코스가 8000야드에 육박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아마추어 골퍼까지 적용하는 건 무리라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PGA투어는 일찌감치 볼 성능 제한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태도를 분명히 했다.
키건 브래들리(미국)는 "R&A와 USGA는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
이보다 더 멍청한 짓이 없다"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리키 파울러(미국)는 "비거리가 덜 나는 걸 누가 좋아하겠나. 끔찍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PGA투어 정책 이사인 타이거 우즈(미국)는 "나는 평생 스윙 스피드를 높이려고 노력했지만 결정은 R&A와 USGA가 한다"고 완곡한 반대 의견을 내놨다.

다만 골프공 성능 제한에 찬성해온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다른 견해를 드러냈다.
그는 "일반 아마추어 골퍼한테는 사실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면서 "프로 선수들은 지난 20년 동안 사라졌던 기술 샷 능력을 되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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