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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한 승부의 세계지만...그래도 야구는 '낭만'이 있다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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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WBC 대표팀 오타니가 11일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예선 B조 체코와 일본의 경기 식전행사에서 체코선수들에 모자를 벗어 인사를 하고 있다.
도쿄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이번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최고 스타는 단연 오타니 쇼헤이(29)다.
무시무시하다.
단순히 야구를 잘해서가 아니다.
‘인성’도 훌륭하다.
누군가 이기고, 누군가 지는 것이 야구지만, ‘낭만’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이 이끄는 일본 WBC 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4강전 장소인 미국 마이애미에 도착했다.
당연히 오타니도 선수단과 함께 왔다.
입국장에서 포착된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야구 모자를 거꾸로 쓰고 있었는데 일본 대표팀 모자가 아니었다.
이번 WBC에 참가한 체코 대표팀의 모자를 쓰고 등장했다.
놀랍다면 놀라운 일이다.
이유가 있다.
오타니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 체코에 큰 감명을 받았다.
WBC 본선에 처음 나선 체코 선수들은 대부분 전업 야구선수가 아니다.
자신의 직업이 따로 있다.
소방관, 부동산 매매업 종사자, MC, 영업사원, 마케팅 전문가, 재무 분석가, 회계 감사원, 교사, 의사 등 다양한 직업군에 포진해 있다.
자기 일을 하면서 야구를 병행한다.
그런데도 예선을 거쳐 본선까지 왔다.
이른바 ‘낭만야구’를 선보였다.
승패와 무관하게 대회를 즐겼다.
체코 팬들과 호흡도 척척 맞았다.
경기를 대충 한 것도 아니다.
중국을 잡았고, 한국, 일본, 호주와 붙어서도 최선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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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일본 대표팀 오타니 쇼헤이가 17일 미국 마이애미에 입국하는 모습. 체코 대표팀 모자를 쓰고 있다.
사진출처 | 체코야구협회 트위터


특히 호주와 예선 최종전에서 인상적인 장면이 나왔다.
선발 마틴 슈나이더가 5.1이닝 1실점으로 호주 타선을 잘 막았다.
체코에서 소방관으로 재직중이면서 이번 대회 에이스로 활약했다.
파벨 하딤 감독은 슈나이더를 교체하면서 모자를 벗고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면이다.
전세계에 깊을 울림을 준 장면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호주에 패했지만, 히딤 감독은 “우리 팀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일본과 경기에서도 투혼을 발휘했다.
2-10으로 졌지만, 체코 선수들은 시속 160㎞가 넘는 강속구에 무릎을 맞은 후에도 절뚝이면서 1루로 걸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본 오타니는 자신의 SNS에 ‘Respect’라고 쓰며 존경심을 표했다.
끝이 아니다.
아예 체코 모자를 쓰고 등장했다.
이를 본 체코야구협회는 SNS를 통해 “오타니가 우리 대표팀 모자를 쓰고 마이애미에 도착했다.
영광이다”고 적었다.
체코 대표팀 페트르 지마는 “모자가 잘 어울린다.
쇼헤이, 고마워”라고 썼다.
승부의 세계다.
국제대회이기에 더욱 그렇다.
한국 대표팀이 비판을 받는 것도 결국은 져서 그렇다.
그러나 이런 비정함만 있는 것이 아니다.
존중과 존경이 살아있는 것이 또 야구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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