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보다 극심한 볼넷 지옥' 퓨처스리그, 투수만 문제는 아니다[SS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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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2군 한 번 보세요. 1군보다 훨씬 심합니다.
양팀이 10개씩 나올 때도 있어요.”
지난주 한 수도권 구단 관계자는 2군 경기를 바라보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올해들어 부쩍 늘어난 볼넷 증가 현상이 2군에서는 훨씬 심각하다는 얘기였다.
실제로 지난 25일까지 퓨처스리그 77경기 볼넷 숫자는 752개에 달한다.
경기당 평균 9.7개의 볼넷이 나오고 있다.
1군의 경우 첫 76경기를 치른 지난 21일까지 볼넷 682개를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8.97개로 1군 또한 극심한 볼넷에 시달리지만 2군은 더한 상태다.
물론 투수의 기량차이로 인해 늘 2군이 1군보다 볼넷이 많았다.
퓨처스리그에는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했거나 아직 투구 메커닉이 잡히지 않은 미완 투수가 가득하다.
자연스레 볼넷이 많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2군 또한 국내에서 캠프를 치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많은 구단이 2군도 해외에서 캠프를 진행했지만 올해 2군은 1군보다 안 좋은 국내 시설에서 시즌을 준비해야 했다.
그런데 투수의 기량, 혹은 시즌 준비 과정만 원인은 아니다.
퓨처스리그 스트라이크존이 올해들어 이전보다 좁아졌다는 의견이 많다.
올해 캠프 중 한 지방 구단 베테랑 투수가 갈수록 작아지는 1군 스트라이크존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낸 가운데 퓨처스리그 스트라이크존 역시 좌우폭이 줄었다는 게 현장의 판단이다.
그리고 이는 심판 고과 산정과도 관련이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매 경기 심판의 판정 하나하나를 기록해 시즌 후 고과에 반영한다.
퓨처스리그도 마찬가지다.
주심의 경우 가상의 스트라이크존을 기준으로 판정 적합성을 평가한다.
퓨처스리그에서는 심판육성위원이 현장 심판진을 채점한다.
스트라이크존 좌우폭의 기준은 홈플레이트다.
보통 스트라이크존 위아래는 타자의 무릎 위부터 팔꿈치 아래까지, 그리고 좌우는 홈플레이트 앞부분 통과여부를 기준삼아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정한다.
그런데 이전에는 좌우 기준을 홈플레이트에서 공 한개 넓게 잡았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메이저리그(ML)도 마찬가지다.
ML는 바깥쪽에 후하고 몸쪽에 엄격했고 KBO리그는 ML 보다 몸쪽을 넓게 봤다.
하지만 주심 판정 하나하나가 시험대에 오르며 스트라이크존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존이 좁아진 만큼 투수들의 볼넷도 늘었다.
한 지방구단 베테랑 투수는 “최근만 보면 우리 KBO리그가 존이 가장 좁은 것 같다.
퓨처스리그도 점점 존이 좁아지고 있다”고 하소연하듯 말했다.
보통 퓨처스리그는 아마추어처럼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봤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도 그렇다.
원만한 경기 진행을 위해 스트라이크존 좌우가 홈플레이트보다 넓다.
상황이나 리그 수준에 맞춰 경기를 진행하는 것도 심판의 임무다.
게다가 도쿄 올림픽을 앞둔 상황에서 작아진 스트라이크존은 한국 대표팀 경기력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당시 KBO리그보다 위아래가 넓은 스트라이크존에 한국 타자들이 흔들렸던 것과 비슷한 일이 벌어지도 모른다.
자동 스트라이크·볼 판정 시스템(로봇 심판)이 개발되고 있으나 리그 차이까지 반영할지는 미지수다.
로봇 심판이 완전히 정착되기 전까지는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대한 논란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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