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차붐'이 말했다 "내 진짜 기록은 17골"…손흥민이 우상 앞에 섰다 [SS타임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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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내가 알고 있는 (내 최다골) 기록은 19골이 아니고 17골이다.
”
시곗바늘을 6년 전으로 돌려본다.
‘불세출의 스타’ 차범근 전 수원 감독은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1970~1980년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차붐 신화’를 쓴 차 감독은 지난 1985~1986시즌 19골(정규리그 17골)을 기록, 당시까지 아시아 선수 유럽 1부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다.
최다골 얘기가 나온 건 ‘포스트 차붐’으로 불린 손흥민(토트넘)의 골 레이스 때문이다.
손흥민은 그 시기 바이엘 레버쿠젠 소속으로 2014~2015시즌 전 대회에서 17골(정규리그 11골)을 기록하며 우상의 길을 따랐다.
모처럼 유럽 빅리그에서 한국인 선수의 신명나는 골 레이스에 국민이 환호했다.
내심 차 감독의 19골 기록까지 깨뜨리기를 바랐는데 2골이 모자랐다.
그러다가 손흥민은 2015년 여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으로 이적한 뒤 2016~2017시즌 다시 차 감독을 소환했다.
당시 전 대회에서 21골(리그 14골)을 몰아친 손흥민은 ‘마침내 차붐 신화를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으며 주목받았다.
현재까지도 손흥민의 21골은 아시아 선수 유럽 1부 한 시즌 최다골 기록으로 국내 팬에게 각인돼 있다.
그리고 올 2020~2021시즌 리그 잔여 4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전 대회 21골(정규리그 16골)을 기록, 4년 전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남은 4경기 중 1골 이상을 터뜨리면 새 역사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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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여러 축구인 사이에서는 손흥민의 최다골 기록을 여러 갈래로 해석하고 있다.
‘골 순도’와 맞물린 얘기다.
흔히 유럽에서는 선수의 최다골을 시즌 전 대회가 아니라 정규리그에 국한해 해석하는 이가 많다.
차 감독도 6년 전 비슷한 견해를 내놓은 적이 있다.
그는 자신의 최다골 기록은 19골이 아니라 17골이라고 강조했다.
차 감독은 1985~1986시즌 분데스리가에서 17골, 독일축구협회(DFB) 포칼에서 2골을 넣어 19골을 완성했다.
다만 그는 “(정규리그 외) 대회는 무게가 다르고, 상대팀 수준이 다르다”고 언급했다.
그도 그럴 것이 손흥민도 2016~2017시즌 21골을 넣을 때 리그 득점은 14골이었다.
나머지 7골 중 6골이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 나왔는데 밀월(3골), 위컴비 원더러스(2골) 등 하부리그 팀을 상대로 득점을 몰아쳤다.
손흥민의 골 결정력은 충분히 인정할 만하나, 상대 전력이 약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유럽에서는 동일집단으로 여기는 1부 정규리그에서 한 시즌 득점을 순도 높게 평가한다.
차 감독도 당시 구단의 실력이 고르고 동일 집단으로 여기는 1부 정규리그에서 후배들이 더 많은 골을 넣어 자신을 넘어서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마침내 손흥민이 이 지점에 당도했다.
그는 올 시즌 EPL에서만 16골로 이미 한 시즌 리그 최다골 기록을 세웠다.
남은 4경기에서 1골만 넣어도 차 감독의 17골로 타이기록을 쓴다.
2골 이상을 넣으면 진정으로 아시아 새 역사를 쓰는 셈이다.
참고로 이란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자한바크시(브라이턴)가 지난 2017~2018시즌 네덜란드리그에서 뛸 때 한 시즌 21골로 득점왕을, 사르다르 아즈문이 2019~2020시즌 러시아 프리미어리그에서 17골로 득점왕을 각각 차지한 적이 있다.
아즈문은 올 시즌도 19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다만 네덜란드나 러시아는 유럽에서 중.소리그로 꼽힌다.
빅리그 중 빅리그인 EPL의 기록과 비교할 순 없다.
자한바크시는 2018~2019시즌 EPL 입성 이후 올 시즌 현재까지 정규리그에서 통산 2골에 그치고 있다.
즉, 정확하게 말하면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 빅리그(5대 리그를 의미.잉글랜드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한 시즌 리그 최다골 도전에 나서는 셈이다.
차 감독에 이어 빅리그 정규리그에서 많은 골을 넣은 건 손흥민과 더불어 지난 2003~2004시즌 보쿰에서 뛴 이란의 바히드 하세미안으로 16골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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