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타티스 주니어 때문에 소환된 '코리안 특급' 박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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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슈어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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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스포츠서울 문상열전문기자] 역사는 참으로 아이러니한 점이 많다.
스포츠 역사도 누가 연출한 것은 아니지만 우연치고는 기이한 장면들이 잇달아 벌어진다.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샌디에이고 파드레스-LA 다저스 4연전은 2021시즌 두 번째 시리즈 격돌이다.
2021년 4월23일(현지 시간) 샌디에이고의 영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2)는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로부터 연타석 홈런을 뽑아 6-1 팀 승리를 이끌었다.
비록 시즌 초반이지만 파드레스가 다저스에 3연승을 거두고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앞선 경우는 최근 10년들어 처음 있는 일이다.
2008년 커쇼가 다저스에 데뷔한 이래 지난 14년 동안 그로부터 연타석 홈런을 뽑은 타자는 단 4명이다.
2010년 신시내티 레즈 애덤 던, 2013년 신시내티 레즈 제이 브루스(지난 주 은퇴), 2020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오스틴 슬래터, 그리고 23일 타티스 주니어다.
5회 그린 두 번째 아치는 커쇼가 허용한 역대 홈런 가운데 가장 빠른 타구 출구 속도 115.9마일(186.5km)였다.
첫 번째는 역대 4번째로 빠른 113.4마일(182.5km)로 측정됐다.
커쇼로서는 연타석 홈런도 자존심상하는 판에 타구 출구 속도마저 기록을 허용해 치욕의 날이 됐다.
현재 타구 출구 속도는 2015년부터 Statcast가 전구장에 설치해 공식으로 인정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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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티스 주니어의 홈런으로 22년 전 다저스타디움에서 대기록을 세운 아버지와 불명예 기록의 희생자가 된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동시에 소환됐다.
1999년 4월23일 그 때도 금요일이었다.
다저스타디움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3루수 타티스는 3회 초 다저스 선발 박찬호로부터 메이저리그 사상 초유의 한 이닝 2개의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당시 세인트루이스는 1998년 ‘빅맥’ 마크 맥과이어가 시카고 컵스 새미 소사와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 경쟁을 펼친 후라 인기가 대단했다.
46,687명이 이 경기를 지켜봤다.
다저스와 박찬호에게는 참사였다.
이날 두 팀의 경기를 중계한 다저스와 파드레스 로컬 방송, MLB 네트워크, 스포츠뉴스로 가장 인기 높은 ESPN의 스포츠센터는 아들 타티스 주니어의 연타석 홈런과 아버지의 한 이닝 만루홈런 2개를 터뜨린 22주년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당연히 홈런을 허용한 박찬호도 언급될 수 밖에.
기자는 22년 전 현장에 있었다.
박찬호는 당시 3회에 타티스의 2개 그랜드슬램 외에도 포수인 일라이 마레로에게도 솔로홈런을 허용해 3방을 얻어 터지고 11실점을 했다.
실책이 포함돼 있어 자책점은 6점이었다.
국내팬들은 한 이닝에 2개의 만루홈런을 맞도록 방치한 다저스 데이비 존슨 감독을 비난했다.
그러나 당시 불펜운용은 현재와 달랐다.
초반이었던 터라 선발투수를 밀어 부쳤는데 결과가 최악으로 나타난 것이다.
현재와 같이 오프너를 세우고 불펜야구 시스템이 정착됐다면 첫 번째 만루홈런을 허용했을 때 바로 교체하는 게 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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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드레스 제이시 팅글러 감독은 지난해 다저스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MLB 사상 최다 12명의 투수를 투입하고 졌다.
1999년 4월23일 다저스가 12-3으로 패한 이 경기에 선발 박찬호 2.2이닝 구원 카를로스 페레스 4.1이닝, 제프 쿠벤카 2.0이닝을 던졌다.
현재와 완전히 다른 불펜 운용이었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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