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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전 KS 패배 왕조 시작점이었다, 젊은 피로 일어선 사자 미래 밝다 [SS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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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잘 싸웠다.
사실상 전력의 50%밖에 가동하지 못했음에도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상대를 물고 늘어졌다.
박수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준우승이다.
강팀으로 2024시즌을 마친 삼성 얘기다.

시즌 전에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모두 하위권을 전망했기에 5위 경쟁만 해도 성공이라고 봤다.
결과는 대반전. 2015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좋은 2위로 한해를 마쳤다.
앞으로 기록될 야구 역사에는 더 높은 곳에 자리할 수 있다.

과정이 그렇다.
지금까지 정상에 오른 팀 대다수가 큰 무대 아픔을 경험했다.
삼성도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왕조를 이루기에 앞서 2010년 한국시리즈(KS) 스윕패를 겪었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KS 무대에 선 두산 또한 10년 넘게 지독한 2인자 징크스에 시달렸다.
2023년 통합 우승팀 LG 역시 이전에는 가을만 되면 작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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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선수 비중이 큰 팀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14년 전 대구시민구장에서 고개 숙인 채 KS를 마무리한 삼성만 봐도 알 수 있다.
2010년 삼성은 야수진 리빌딩 마침표가 보이는 시점이었다.
최형우 박석민 채태인 모두 20대였다.
주전 유격수로 올라선 김상수는 2년차에 불과했다.
오승환 배영수 권오준 등 2005년과 2006년 우승을 경험한 투수들이 있었으나 야수진은 젊은 피로 이미 세대 교체된 상황이었다.

결국 아픔을 딛고 삼성 천하를 만들었다.
2011년 최형우는 오승환과 MVP를 두고 내부경쟁에 임할 정도로 최고 타자가 됐다.
박석민은 2014년 3루수 황금장갑을 수상했다.
이들이 정점을 찍자 삼성도 KBO리그 최초 4년 연속 통합우승,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했다.

올해도 14년 전과 비슷하다.
시즌 초반 김영웅이 홈런포로 모두를 놀라게 한 것을 시작으로 이재현 김지찬이 나란히 도약했다.
마운드에서는 이승현이 선발 투수로 잠재력을 펼쳐 보이며 상위 지명자들이 황금 라인을 형성했다.
2019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 원태인을 시작으로 2020 황동재·2021 이승현·2022 이재현까지 모두 1군에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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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팀 컬러가 바뀌었다.
타자 친화형 홈구장에서 홈런 마진 마이너스였던 팀이 ‘플러스22’를 기록했다.
어느 팀과 화력 대결을 펼쳐도 밀리지 않는 왕조 시절을 연상케 하는 대포 군단이 됐다.
외국인 투수 두 명과 원태인에게 의존했던 선발진에도 젊은 피가 수혈됐다.
불펜 연령대가 높지만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김윤수가 희망 투를 펼쳤다.
KS 5차전 뼈아픈 볼넷 폭투를 범했으나 김윤수가 없었다면 플레이오프(PO) 승리도 장담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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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길이 보인다.
앞으로 이 흐름을 이어가면 된다.
가을 무대 활약과 부진, 성공과 실패는 성장하는 데 가속 페달로 작용한다.
정규시즌 2위로 반전을 일으켰으나 결국 1위로 KS 직행해야 한다는 점도 느꼈을 것이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지난 28일 올해 마지막 경기가 된 KS 5차전을 마치고 “나도 그렇고, 우리 선수들도 시즌 내내 잊지 못할 1년이 됐다.
재정비해서 내년은 가을야구 그 이상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준비 잘하겠다”며 2025년을 바라봤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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