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학병원 진료 차질…2차 병원으로 몰리는 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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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슈어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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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의 집단사직으로 지역 대학병원이 진료 차질을 빚으면서 경증환자들이 2차 의료기관(병원)으로 옮겨가고 있다.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에 반발해 광주·전남 전공들이 집단행동에 들어간 지 사흘째인 22일, 전남대병원 응급의료센터는 북적거리지 않았다. 전날 응급의료센터를 찾는 환자는 평소보다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이날 응급의료센터 앞에서 만난 응급구조사 이모씨는 “매일 5명에서 10명정도 이송한다”며 “하지만 어제와 오늘 1∼2명만 이송하고 나머지는 2차병원 응급실로 갔다”고 했다.
2차 의료기관 응급실에는 평소보다 30%이상 많은 환자들이 찾고 있다. 2차 의료기관은 전문의가 상주하고 있으며 100~500개 의 병실이 있는 병원을 말한다. 3차 의료기관은 병실이 500 이상, 필수진료과목 9개를 포함해 20개 이상의 진료과목이 있어야 한다. 또 과목마다 전문의가 한 명 이상 있어야 한다. 주로 대학병원이 여기에 속한다. 전남대병원측은 환자들이 전공의 파업으로 진료 공백을 우려하면서 2차 의료기관으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2차 의료기관인 한 병원 응급실은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응급실을 찾은 60대 김모씨는 “일을 하다가 손을 다쳐 병원을 가야하는데, 보통은 대학병원을 갔다”며 “하지만 전공의들 집단사직으로 의료 공백이 예상돼 2차 병원을 선택했다”고 했다.
전공의 의존도가 높은 대학병원의 일반병실은 집단사직으로 정상적인 운영에 무리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일반병실 가동률을 50%대로 축소하고 있다. 이날 하루종일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 앞에는 다른 병원으로 옮겨가는 환자들의 줄이 이어졌다.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뒤 상급병원에서 진료 받지 못하거나 입원하지 못한 환자들이 찾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는 게 2차 병원들의 얘기다. 이미 일부 2차 병원에서는 입원실이 포화상태를 보이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2차 병원 한 관계자는 “24개의 중환자실도 가득 차 있고 평소에도 기본 환자들이 많은데 전남대 병원, 조선대병원에서 치료받지 못해 온 환자들까지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의료대란이 장기화된다면 중형병원에서도 환자들을 소화하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남대병원, 조선대병원에서 넘어온 환자들로 주차장이 부족해 병원 앞으로 수십대의 차가 줄지어 대기했다. 이 병원 관계자는 “수요일과 목요일은 원래 환자가 많이 없어 오전 손님이 3~4명에 그치는데, 수십명의 환자들이 찾아와 진료 여부를 물었다”며 “우리 병원은 심혈관 질환을 주로 다루는데, 1분 1초를 다투고 있는 상황에서 환자가 몰려 응급 수술에 지장이 있을까 우려된다”고 호소했다. 2차 의료기관들도 이런 현상이 오래가면 환자 수용이 어렵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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