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경험담

사각지대-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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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슈어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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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다신분들 두루두루 좋은일만 가득하길..아미타불..아멘..옴마니반메홈





곰보사내의 연락을 받은 홍회장이 상기된표정으로 동틀무렵 태성백화점으로 달려왔다
회장실 안쪽 소파위에 창민을 비롯해 정식과 홍회장이 굳은 얼굴을 하고 한동안 입을 열지않고 앉아있었다

"끄응"

입에서 신음소리처럼 한숨을 터트린 홍회장이 자신의 뒷목을 손으로 누르며 머리를 뒤로 기대어
애들엄마이자 자기부인인 정영숙의 포르노를 연상시키는 사진을 손에들고 노려보고있었다

"이거 늙그막에 남사스러워서"

사진을 테이블위에 던져버린 홍회장이 속이타는지 품속에손을 넣어 담배를 찾다가 창민이 내민 담배한개피를
입에물고 이빨로 잘근씹으며 연기를 페속 깊숙히 들이마셨다

"전에 내가 따로 창민군에게 부탁할것이 있다고했던말 기억하나?"

"네 기억하고있습니다..회장님"

창민은 자신을 쳐다보는 홍회장의 눈길을 그대로 받으며 입을 열었다

"짐작은 했었지만 이정도일줄은"

홍회장은 기가막힌지 다시한번 테이블쪽 사진에 시선을 돌리더니 다시 탄식을 터트렸다

"알고계셨습니까?"

창민이 퍼득 시선을 들었다

"대충은"

잠시 말을 멈춘 홍회장이 상체를 바로세웠다

"가벼운 바람정도로만 생각했는데...."

"........"

"그럼 마누라도 용창파라는 시러배 집단하고 연관이 있다는말인가?"

"그렇지는 않은것같습니다만..아직 저희도 자세하게.."

홍회장의 말에 창민이 고개를 흔들며 짧게 대답하고는 이내

"하지만 조사를 하면 윤곽이 드러날것으로 생각합니다..관계가 있는지.."

말을 멈춘 창민역시 정영숙의 관계여부를 확신할수없다는듯 말꼬리를 흐렸다

"허허..이걸 어떻게 해야한단 말인가..허허"

눈을 지그시 감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던 홍회장의 안색이 어두워져갔다

"회장님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선택이라...선택.."

"그렇습니다..회장님..여기서 그냥 용창파가 원하는데로 포기하시던지..아니면"

"아니면?"

창민의 말을 가만히 듣고있던 홍회장이 창민의 눈을 쳐다보며 입을열자

"지금까지 힘들게 이뤄놓으신걸 지키기위해 최선을 다하는방법..이렇게 두가지선택이 있습니다"

창민은 자신을 쳐다보고있는 홍회장에게 강한 어투로 말을했다

"포기냐..아니면 포기하게끔 만드느냐..이렇게두가지 선택뿐이라는 소리구먼"

".........."

창민은 홍회장이 포기쪽을 선택한다면 자신과 정식이 아무리 애를써도 이미 떠나버린 기차뒤에서
손을 흔드는것 밖에 안된다는걸 알고있기에 일부러 강한어조로 홍회장의 심기를 건드린것이다

"이제껏 이룩해놓은신모든것을 포기하기로 간단하게 마음먹으면 용창파도 더이상 건드리지는않을겁니다"

창민의 말에 홍회장의 작은눈에 힘을주며 입을열었다

"그래 그방법이 있었구먼..포기하면 편해진다는걸..그러나.."

홍회장은 테이블위의 사진을 손으로 가르키며

"저런짓 하는놈들한테 주려고 내가 여지껏 욕먹어가면서 태성을 일으키진 않았어"

이빨을 질근 물며 말을 내뱉은 홍회장이 사진들을 테이블옆에 있는 휴지통에 쓸어 담았다

"내가 애초에 부탁한것처럼 자네들 마음대로 해보게..결과가 나쁘게나오더라도 원망은 안할테니"

창민과 정식앞으로 상체를숙여오던 홍회장이 두손을 뻗어 창민과 정식의 손을 꼭 잡았다

"알겠습니다..회장님의 의중을..그럼 저희들계획대로 추진해보겠습니다"

"그러세나..내 도와줄게 있으면 힘을 다해 도와주겠네"

"그러나 ..최선을 다한다고해서 결과가 꼭 좋게 나온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알고있네..나도 사업을하던사람인데..그걸 왜 모르겠나"

창민의 다부진 말투가 오히려 홍회장의 마음을 편하게 했다
솔직하게 말을 하는것도 적당히 포기하려는 자신을 채칙질해주는 영악함도 모든게 홍회장마음에 들었던것이다

"자네들 하고싶은데로 해보게나..이미 내손을 떠난 일같으니"

"..........."

"언제든 힘이들어 포기하고싶어질때는 지금처럼 솔직하게 말해주게.."

"중간에 포기하는일은 없을겁니다..그건 믿으셔도 될겁니다"

창민이 홍회장의 얼굴을 쳐다보다 곁에있는 친구 정식쪽으로 고개를 돌려 굳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친구말대로 중간에 절대 포기하는 그런일은 없을겁니다..이번일에저희들도 목숨을 걸었습니다"

정식의 입에서도 창민과 같은 말이 흘러나왔다

"대신 회장님께서는 시간을 벌어주셔야합니다..최소한 일주일정도"

"일주일?"

"기간이 길면 더 좋지만 아무래도 용창파에서 일을 빨리 매듭지으려고 할테니..최소한 일주일은 "

"알겠네..내 그리함세..이만한 덩치를 거져주겠다는데 일주일정도 시간을 안주겠나"

창민의 말끝을 자른 홍회장이 마주잡은 손에 힘을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최소한 일주일의 시간은 홍회장이 용창파에게서 얻어낼것이고 그시간안에 무슨방법이든
해결에 실마리를 찾아야한다고 생각하자 창민의 마음은 바빠져갔다

"참..지하기계실에 잡아온 사내들이 있다며 어떻게 처리할텐가?"

홍회장은 문득 곰보사내에게 들은 얘기를 떠올리며 창민을 바라보았다
잡아온 사내들을 그냥 풀어주자니 용창파에서 자신들이 연관된걸 알게되면 일을 시작도하기전에
망칠수있어 창민과 정식도 그것때문에 고민을 하고있었는데 홍회장의 입에서 그 얘기가 나오자
선뜻 입을 열수가없었다

"일주일의 시간이필요하다고했으니 그기간동안만 그놈들을 가둬두면 문제가 없지않겠나?"

"그럴수만 있다면 .."

홍회장의 말에 창민은 말끝을 흐렸다

"내 청평쪽에 별장이 하나있네..배를타고들어가면 나오지 못하는곳이지..그정도면 일주일정도는 버티지않겠나?"

"..........."

"더 나이먹으면 할망구 데리고 거기서 남은여생 정리하려고했는데.."

고개를 들어 천정을 쳐다보는 홍회장의 입에서 힘이 빠진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별장 지하실이 한 20평정도 되니 사람들이 지내기는 무난할걸세..곰보에게 말을해놓을테니 거길 사용하시게나"

창민과 정식은 홍회장의 말에 고민이 일순간 없어지는걸 느끼고는 홍회장을향해 고개를 숙여보였다
돈으로 회유를 할생각도했지만 믿을수가없었고 그렇다고 백화점 기계실에 잡아둘수도 없는문제라
머리가 지끈거렸는데 간단하게 문제를 처리할수있다고생각하자 몸에 힘이들어가며 머리가 맑아져온것이다

"그럼 일단 날이 더 밝아오기전에 출발을 시키겠습니다"

"그러게나..아무래도 이목이 많으면 잡음이 일어나는 법이니까"

"일시작부터 회장님께 도움을 받게되니 미안할따름입니다"

"그런말 말게나 이게 어찌 자네들 일인가 ..내일이지..내가 고마우이"

홍회장은 창민과 정식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아버지가 아들을 대하듯 부드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아..그리고 ..이..사진..문제가 되진 않겠지?"

"그건 걱정안하셔도 될겁니다..이미원본하고 카피본은 저희들이 수거를 다한상태라"

"음..아무튼 ..애들이 알면 안되니 그부분은 신경을 좀쓰시게나"

"걱정안하셔도 될겁니다."

"내가 자네들 볼 면목이 없어..다 늙어서..."

홍회장은 휴지통에 버려진 사진들을 쳐다보다 부끄럽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자신의명패가 박혀있는 책상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지금 출발시켜야겠다..출근시간되기전에"

"애들을 다보낼까?"

"그럴필요없고..민수하고 경복이에게 몇명 딸려보내 ..그리고 별장에 남겨둘 인원몇명하고"

"그럼 이쪽인원이 부족해지는데"

창민의 말에 정식은 현재 인원을 머리속으로 그려보다 입을열었다

"아직 맞부딪치는단계가 아니니까..괜찮을것같다"

"그래..알았다"

자리에서 일어난 정식은 어느새 곁에 서있는 곰보사내를 쳐다보며 홍회장에게 고개를 숙여보이고는 서둘러
회장실을 빠져나갔다
이제부터는 시간싸움이 모든걸 해결지을것이기때문에 잠시라도 머뭇거릴시간이 없었던것이다
용창파에서 오전에 분명 홍회장에게 전화를 걸어올것이고 홍회장은 부탁대로 최소한 일주일의 시간을 요구
할테니 그 시간안에 잔뿌리는 걸러내고 알맹이를 걷어 올려야하는것이다
일단 오전에 용창파에서 전화가 걸려오기까지시간이 남자 창민은 책상에 앉아 눈을 감고있는 홍회장을
바라보며 같이 사우나에 가자고 말을꺼내고는 힘없이 일어나는 홍회장을 부축하고는 천천히 엘리베이터쪽으로
걸어갔다
그시간 지하기계실로 뛰어내려간 정식은 서둘러 사내들을 끌고는 봉고차에 때려싣고 곰보사내의 안내를 받으며
청평쪽으로 가속페달을 힘차게 밟았다
민수와 경복에게 맏겨도 충분하지만 직접 갔다오는게 마음에 놓일것같았기때문이다
창민역시 자신이 직접 청평쪽으로 갈것을 예상하고있으리라 생각한 정식은 다시한번 거침없이 일을 추진해가는
친구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출근시간이되자 정적에 휩싸옇던 거리가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태성백화점 회장실역시 아침부터 각종 업무 보고를 하러오는 사람들로 바빠지기시작했고 회장실앞에 대기의자에
등을 붙이고있던 창민은 청평을 갔다온 정식에게 그곳 사정을 들으며 오가는 사람들을 쳐다보았다
여비서두명을 비롯 경리부 장부장이 창민과 정식을 힐끗 거리고 쳐다보았으나 별다른 말을 하지않았다
사돈의 팔촌까지 인간관계를 들먹이며 홍회장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러오는 사람들이 평소에도 많았기에
눈여겨 보지않은것이다

"어떻냐?..문제 없겠디?"

"응..그냥 사람죽여서 묻어놔도 모르겠더라"

창민의 물음에 정식은 나지막한 소리로 청평별장의 내용을 설명했다

"장정 열명정도는 보름동안 뭍으로 안나와도 거기서 먹고살만큼 음식도있고 무었보다 다른별장하고의 거리가멀어서

가둬놓기에는 딱이더라"

"전부 지하실에?"

"하의는 전부 벗기고 상체만 꽁꽁 묶고 다리는 올무가좀있더라..그걸로 연결시켜놨다"

"벗겨?"

"오줌하고 똥은 싸야하니까"

말을 하다말고 사내들의 모습을 떠올린 정식이 큭큭 거렸다

"애들은?"

"응 네명 남겨두었다..목숨이 끊어져도 지킬놈들이니..그건 염려마라"

"다행이다..그놈들 처리문제때문에 말은못했지만 골치가 아팠는데"

"동감이다 임마.."

창민의 어깨를 툭치며 정식은 옆으로지나가는 비서실 직원의 짧은치마밑으로 드러난 허연 허벅지쪽으로 시선을돌렸다
남자는 늙어도 여색에 미치면 정신못차린다고 화류계쪽 여자들만 보아온 정식의 눈에도 비서실 여직원의 각선미는
시선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다고 생각이 들었기때문이다

"그나저나 어디서부터 시작할래?"

"일단 용창파에서 연락이 오고나면 이야기하자"

정식의 물음에 회장실쪽으로 시선을 돌린 창민이 무언가 생각하는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최소일주일이라는 시간을 얘기했지만 내심 좀더 시간을 끌어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있던 창민은
일단 홍회장의 통화 내용을 듣고난다음 일의 방향을 결정하기로 한것이다
일주일보다 더 긴시간의 여유가있다면 거기에 맞게 다시 계획을 수정할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원래 계획을 실행에 옮길수밖에 없기때문이다

만약 일주일이 아닌 더 짧은 시간밖에 여유가없다면 정말 큰일인것이다
아무리 일을 빨리 추진한다고해도 창민의 생각에 최소 일주일의 시간이 필요했기에 무엇보다 홍회장과 용창파의
통화내용에 촉각를 세우는 것이다

"저기"

시선을 돌린 창민의 눈에 스타킹이 아닌 맨다리를 내보이는 비서실 여직원의 모습이 들어왔다

"회장님께서 들어오시랍니다"

짧게 말을하며 머리를 살짝 끄덕인 비서실 여직원이 데스크쪽으로 걸음을 옮기자 창민과 정식역시 의자에서 일어나
회장실 안쪽으로 몸을 이동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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